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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거협동조합]인생 이모작 함께하는 구름정원사람들 날짜 2015.01.07 14:37
글쓴이 지오 조회 903

서울 은평구, 북한산 둘레길 8코스인 ‘구름정원길’로 접어드는 길목에 4층짜리 하얀 집 한 채가 들어섰다. 조합원 8가구가 모여 만든 공유주택 ‘구름정원사람들’이다. 평균 나이 52세로 직업도, 가족 구성원도 각기 다른 입주민들은 나이 듦을 공유하며 노후를 함께하는 가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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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섯 식구가 사는 남기창 목사네 현관. 각 세대는 가족의 특성에 맞춰 설계됐다.

2 복층 구조인 203호. 살림공간은 1층에 두고 2층은 서재와 작업 공간으로 꾸몄다.

3 거실에 창이 2개가 있는 301호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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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고독해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많은 도시인들이 은퇴 후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로망을 품는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고독해지는 이유는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공동체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마음의 울타리를 높이 쌓고 주거를 상품화하는 시대, 구름정원 사람들 협동조합주택 하기홍 이사장은 서로 기대어 살 수 있는 사회적 가족 공동체를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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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마을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어요. 학연이나 지연, 혈연이 아닌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기대어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에너지를 절약하는 패시브하우스(친환경 저에너지 주택)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만들어 각자의 주거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는 공유주택을 만들게 됐어요. 지역 생태에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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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름정원사람들 모든 집은 북한산이 보이는 큰 창을 가졌다.

5 하기홍 이사장은 구름정원사람들 준공까지 건축 현장을 지키며 작업반장 역할을 했다.

6 세 아이들로 늘 시끌벅적한 남기창 목사네는 침실 한쪽에 기도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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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서 20년을 산 하기홍 이사장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땅을 내놓았고 주택협동조합 하우징쿱의 주도 아래 뜻을 함께하는 8가구의 조합원이 모였다. 교사와 목사, 작가, 경제학자 등 조합원들의 면면은 다양하지만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공동체와 교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같았다.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입주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2013년 10월부터 집이 완공된 2014년 10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머리를 맞대다 보니 이제 웬만한 지인들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나이 들어 낯선 이들과 주거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법도 한데, 인생 후반을 함께할 가족이라는 생각에 의외로 마음의 빗장이 쉽게 풀렸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지막으로 구름정원사람들에 합류한 경제학자 정승일 박사는 ‘북한산 기슭에 집 하나 짓고 살고 싶다’라는 소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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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워낙 좋아해요. 북한산을 다니며 늘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구름정원사람들에 집 하나가 비었다고 해서 보지도 않고 바로 들어가겠다고 했어요(웃음). 신기하게도 들어와서 보니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모였더라고요.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취향, 정치적 성향까지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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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며 더욱 풍요로운 노후

구름정원은 ‘노후에 큰 경제적 부담 없이 공기 좋은 곳에서 공동체 마을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집’으로 지어졌다. 집집마다 땅값과 시공비로 2억4천만원을 냈다. 출자부터 설계까지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공유주택에 맞게 각 가족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 설계가 이뤄졌다. 겉에서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공동주택이지만 각기 다른 8채의 단독주택이 모인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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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층과 층 사이 베란다를 이용해 쉼터를 마련했다.

8 303호 2층에는 다락이 숨어 있다. 조카들을 위한 공간이다.

9 커뮤니티 룸에 모인 구름정원사람들의 입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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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대표인 남편과 작가인 아내가 사는 203호는 복층 구조다. 작업실과 살림 공간을 분리했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의견을 반영해 살림집은 아래층에, 작업실은 2층에 뒀다. 책이 많아 고민이었던 정승일 박사는 1층 거실 공간을 둘로 나눠 책 둘 공간을 늘렸고, 돌배기 아이가 있는 302호는 개방형 단층 구조에 투명 폴딩 도어를 달아 필요할 때 공간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303호는 얼핏 보면 심플한 구조지만 복층 구조의 다락방을 가진 집으로, 어린 조카들이 놀러와 지낼 수 있는 공간을 꾀했다. 남자아이가 셋인 남기창 청암교회 목사네는 침실 한쪽에 작은 기도실을 만들었다. 가족이 거실에 모여 시끌벅적할 때도 조용히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구름정원사람들로 이사 오며 아이들에게 “뛰지 마!”라는 잔소리가 없어졌다. 피아노도 마음껏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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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안방을 현관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했어요. 아이들이 크면 언제 집에 들어오고 나가는지 잘 모르잖아요. 들락날락하는 걸 지켜보며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보자는 의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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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부터 다섯 가족까지, 가족의 모양에 따라 집 모양도 각기 다르지만 모든 집에서 북쪽 소나무 숲과 동쪽의 북한산을 내다볼 수 있도록 했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마주하는 산과 숲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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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과 3층에 공동보일러실을 두고 큰 빨래를 할 수 있는 공동세탁실을 만들었어요. 4층엔 손님을 맞거나 공동행사를 열 수 있는 커뮤니티 룸을 마련했고요. 이러한 공용 공간 덕분에 집을 더 넓게 쓸 수 있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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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적한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공부방.

11 북한산 8코스 구름정원길 초입을 밝히고 있는 구름정원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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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고 모든 창은 3중 단열창을 쓰는 등 저에너지 고효율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한겨울에도 하루 2시간만 보일러를 틀면 하루 종일 훈훈한 온기가 유지된다. 주거 공간 외에 따로 돈을 모아 지하와 1층에 상가 공간 3곳도 마련했다. 은퇴 후 함께 소득을 거둘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마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북한산 둘레길 초입을 밝히는 쉼터이자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 가을 구름떼처럼 몰리는 등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나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는 맥주집이 들어오면 어떨까 싶다. 너무 상업적이지 않으면서 구름정원사람들의 가치를 함께할 수 있는 세입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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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고 경제적인 주거, 공동가치를 추구하는 이웃까지, 평생 살 집이라는 생각에 이견이 없다. 남이 아닌 우리로 함께하는 노후가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는지 구름정원사람들 안에 사는 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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