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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포주택 지으면 떼 돈 번다고? 날짜 2016.03.26 10:33
글쓴이 지오 조회 1371

요즘 택지지구내 단독·점포주택지 분양 경쟁이 치열하다. 청약률이 100대 1이 넘는 곳도 나온다.그만큼 돈벌이가 좋다는 말이다. 건물을 지어 세를 놓을 경우 높은 임대수익이 보장돼 노후 대비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실상을 잘 들여다 보면 모두 돈벌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비싸게 웃돈을 주고 매입한다든가 아니면 주변에 임대주택이 대량 건설되는 곳이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특히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건물수명이 길지 않아 오래 갖고 있으면 애물단지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단독택지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는다. 최근 택지분양이 완료된 경기도 용인시 역북지구는 현재 프리미엄이 2억~3억원 가량 붙었다.
역북지구뿐만 아니다. LH공사가 분양하는 단독택지 대부분은 당첨만 되면 대박이다.
이런 현상은 매입가격을 높이 써내는 사람한테 분양하는 경쟁입찰이 아니라 분양가는 고정해 놓고 매입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낙찰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분양해서 생긴 일이다.

그렇다면 수익률이 얼마나 되길래 수억원의 프리미엄까지 붙을까.
역북지구 땅을 시물레이션 해 보자.
점포겸용주택 용지 289㎡(87.6)의 분양가는 6억8150만원이다.3.3㎡당 778만원 정도 된다.
이 택지의 건축기준은 건폐율 60%,용적률 180%로 4층까지 건축이 허용되고 대신 주택수는 10가구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원룸으로 꽉 채우지 말라는 얘기다.

건폐율 60%로 계산해서 바닥면적 최대 173㎡(52평)까지 만들 수 있고 건물 연면적은 허용 용적률이 180%이므로 520㎡(157평)가 한도다. 물론 1층 바닥면적은 주차장 확보 문제로 법정 한도만큼 지을 수 없다.

개발업체 도시농부 유철수 본부장에게 지역 실정에 맞는 가설계를 부탁해 봤다.유본부장은 건축기획가겸 건축사로 소규모 건축 전문가다.
유 본부장은 1층을 상가로 할 경우 주차장 부지 확보를 감안할 때 99㎡(30평)정도가 적당하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해서 4층까지 올리면 2층과 3층에 43㎡(13평)짜리 투룸 각각 4가구개씩 총 8가구를 계획하고 4층에는 85㎡(26평)짜리 쓰리룸 2가구를 넣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한다.물론 원룸을 더 넣을 수 있지만 이 일대에 원룸이 너무 많아 자칫했다가는 공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

이 임대주택의 임대료 수익은 얼마쯤 될까.
투룸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쓰리룸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80만원,상가는 보증금 2000만원 월 200만원으로 잡았다.보증금 1억4000만원에 한달치 임대료는 8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땅 거래를 부추기는 부동산중개업소나 건축업자는 이보다 더 받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우지만 보수적으로 잡아 이정도 수준이면 세입자를 구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이 지역에 점포주택의 1층 상가는 빈 곳이 많다.도로변 일부만 장사가 잘 될 뿐 다른 곳은 어쩌면 방장사보다 못할 수도 있다. 더욱이 주변에 비슷한 형태의 주택이 대거 들어설 여지가 많아 앞으로 임대가 제대로 안될 여지도 있다.임대료도 떨어져 그만큼 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정도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총 12억7800만원이 필요하다. 건축비는 설계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쳐서 평당 450만원이 투입된다. 건물 연면적이 156평이면 총공사비는 7억200만원이다. 여기에 등기비와 기타 경비 5%를 추가하면 7억3700만원 정도 된다.땅값 6억8150만을 합하면 투자금은 14억1800만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보증금을 빼면 실제로 필요한 자금은 12억7800만윈이다.

월세는 연간 1억원이지만 세금과 잡다한 비용으로 1개월치 월세를 차감하면 순수 임대료 이익은 11개월치 9240만원이다. 이 금액을 순투자금으로 나누면 7.2%의 수치가 나온다. 이게 투자 수익률이다. 만약에 투자금의 절반을 대출을 받아 처리한다면 수익률은 8~9%로 올라간다.은행 정기예금 이자률이 2%대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이다.그래서 너도나도 단독택지나 점포주택지를 분양받으려고 야단인 것이다.

설령 당첨되지 않아 웃돈을 주고 택지를 매입해도 돈벌이가 된다.역북지구에 3억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택지를 구입해 집을 짓는다고 해도 5.8%의 수익률이 나온다.

하지만 이 숫자는 계획상 그렇다는 얘기다. 임대사업을 하다보면 세입자가 제때 안들어와 한 두달 빈집 상태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건물수명이 오래되면 여기저기 고장이 생겨 수리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그래서 지금 투자 수익률이 높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평택 서재지구만 해도 초창기 수익률이 7~8%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공급과잉으로 빈방이 수두룩하다.일부 주택은 절반이 비어있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안좋다.이런 사례는 곳곳에서 심심찮게 발생한다.
현재의 임대수익에 너무 현혹돼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시간이 흐르면 집이 낡아 경쟁이 떨어진다. 청주의 상황이다."3년만 지나면 세입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공실이 많아진다"는게 한 원룸사업자의 하소연이다. 새집이 수두룩한데 굳이 헌집으로 들어 올려고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임대료를 좀 깍아줘도 별 효험이 없다고 한다.

특히 앞으로 인구감소에다 성장률이 둔화되면 외곽지역은 주택이 남아돌게 뻔하다. 역북지구의 경우만 봐도 현 상태의 임대료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13년이 지나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그동안 자기돈을 월세로 나눠 받은 셈이다.

결국 10년후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면밀히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주변에 큰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든가 대학교나 대규모 관청이 들어서는 곳이야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한 별 탈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자꾸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택지를 싼값에 분양받은 사람은 땅을 팔든지 아니면 임대주택을 지어 몸값이 좀 높아질쯤에 매각하고 빠져나오는게 상책인지 모른다.

반대로 웃돈까지 줘가면서 투자를 감행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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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y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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